직장인 OFF/테니스 이야기

조코비치는 왜 페더러, 나달보다 인기가 없을까?

mmwme 2023. 6. 2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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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신 나달이 부상으로 빠진 2023롤랑가로스에서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역대 최다인 메이저 대회 23번째 우승을 달성하고 테니스계 GOAT를 예약해 둔 조코비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출처 : https://www.vogue.com/article/novak-djokovic-wins-his-historic-23rd-grand-slam-french-open

 

87년생으로 올해 한국나이 서른 일곱(나랑 동갑...), 페더러랑 나달을 이겨야 우승할 수 있는 테니스 역사상 가장 빡센 시기라는 Strong Era를 전성기 기간 통으로 겪어오면서도 결국엔 GOAT 자리를 예약한 노박 조코비치.

 

그럼에도 왜?! 조코비치는 유독 페더러나 나달에 비해 안티도 많고 인기가 적은 걸까요? 그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풀어볼까 합니다. (100% 뇌피셜)

 

 

하나, 상대를 무너뜨리는게 아닌 상대가 무너지게 만드는 테니스 스타일

 

* 출처 : https://www.tennisnet.com/en/news/crazy-lunge-novak-djokovic-amazes-the-tennis-scene

 

특유의 유연성을 이용한 다리찢기 수비, 끝을 알 수 없는 엄청난 체력. 조코비치의 경기를 보면 위 2가지 장점을 활용해서 상대를 자멸하게 만드는 걸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분명 위닝샷을 날렸다 싶은데 기어코 다리를 있는대로 찢어가며 로브로 살려내고 또 몇 번의 랠리를 이어가다 드롭샷, 아니면 상대의 언포스드 에러.

 

글로만 적어놔도 경기 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조코비치의 경기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입니다.

 

테니스를 실제로 치는 입장에선 '와, 진짜 대단하다' 싶지만, 함께 GOAT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페더러와 나달의 경기 모습과 비교해보면 팬 입장에서 봐도 조금은 카타르시스가 덜 느껴지는 모습인 건 사실입니다. (전 페더러와 조코비치의 팬입니다. 나달은 리스펙은 하지만 제 스타일은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테니스 스킬을 마스터한 듯한 페더러의 화려한 테니스. 만화에서나 볼 법한, 코스 바깥에서 안으로 휘어 들어오는 나달의 다운더라인 패싱샷. 이런 거랑 비교해보면 어딘가 모르게 밍숭맹숭합니다. 조코비치의 테니스는..

 

 

둘, 잇따른 구설수

 

* 출처 : https://www.reuters.com/lifestyle/sports/no-vaccine-no-french-open-djokovic-says-french-sports-ministry-2022-01-17/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건 개인의 자유라 생각합니다만) 로 인해 2022 호주오픈 출전을 못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조금의 구설수가 있었습니다. (공항에 구금됐다거나, 강제 추방을 당했다거나,,,)

 

그리고 그 전에 더 큰 구설수가 있었는데, 코로나 백신을 안 맞는 건 개인의 자유지만 조금은 개념없이(?) 노마스크 테니스 파티 비스무리한 걸 개최했다가 본인/아내/디미트로프/디미트로프코치까지...ㅠㅠ 코로나에 걸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때 미운털이 많이 박힌 듯 합니다)

 

그리고 이번 롤랑가로스 대회 기간에도 1라운드에서 승리한 이후 카메라에 "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심장"이라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남겨 약간의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포스팅을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조코비치가 약간 미신 신봉자(?)더라구요(?!)

 

한 손에 빵을 들고 있으면 다른 손의 힘이 약해진다느니 긍정적인 생각으로 오염된 물을 정화할 수 있다느니...

 

맑눈광 조코비치??

 

 

셋, 나의 영웅 페더러와 나달에 대한 아쉬움

 

테니스 역사상 가장 경쟁이 헐렁했던 Weak Era 라는 논란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다 씹어먹으면서 GOAT 후보 1번이 된 페더러옹. 그리고 몇 년 뒤 나시티+7부바지+장발 비주얼로 등장해 세상 우아한 페더러와는 정반대의 짐승같은 테니스로 페더러와 미친 라이벌리를 형성한 GOAT 후보 2번 흙신 나달.

 

나중에 NBA 이야기에서도 한 번 얘기하지 않을까 싶지만, 스포츠에서는 이견이 없는 압도적인 GOAT (예 : 마이클조던)이거나, 많은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라이벌리 (예 : 매직존슨과 래리버드) 관계일 때 그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페더러와 나달 팬의 입장에서 보면 조코비치는 페더러와 나달의 GOAT 경쟁이 한참 재밌으려고 할 때 갑툭튀한 세르비아산 테니스 기계(?) 같은 존재이지 않을까요?

 

 

* 출처 : https://www.reuters.com/lifestyle/sports/part-me-leaves-with-federer-says-emotional-nadal-2022-09-24/

 

위 사진이 페나조 셋을 바라보는 페더러와 나달 팬들의 시선을 가장 잘 드러내는 사진이 아닐까 합니다. 감성(?)의 영역에서 페더러와 나달의 팬들이 보기엔 조코비치의 테니스와 커리어는 감동이 조금 부족해보이지 않나,, 추측해봅니다. 오래된 전통의 라이벌 가문의 싸움에 끼어든 독고다이 무사 같은 존재랄까....

 

 

 

하지만 이겼죠

 

근데, 어쨌든 제일 많이 이겼습니다. 앞으로 더 이길 것 같고, 한동안은 조코비치보다 더 많이 이길 선수는 없을 듯 합니다.

 

알카라스가 다음 세대의 GOAT 후보로 유력하지만(테니스 자체가 다른 선수보다 한 차원 높은 페나조 수준 같습니다), 아직 너무 어리고, 페나조의 커리어를 따라잡기엔 일단 물리적인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어 그 사이에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결국 위에서 세 가지 정도 제 생각에 대한 썰을 풀어봤지만 조코비치를 인정하지 않는 대부분의 이유는 감성의 영역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페더러의 테니스가 막을 내렸고, 나달의 테니스도 이제 끝이 보이려 합니다. 그래도 아직 몇 년은 더 남은 듯한 조코비치 테니스의 끝자락에서 팬의 입장에서 봐도 아주 약간 부족해 보이는 감성의 영역도 채울 수 있는, 그래서 테니스 팬들을 더 열광하게 만들 수 있는 꿀잼 경기, 꿀잼 커리어가 더 이어지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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